자유 감비아 2부리그 후기

* 제 정체를 아는 분들이 많아져서 조심스럽지만은..

쓰던대로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유튜브 재밌게 봐주신분들 넘넘 감사드립니다 ㅠ.ㅠ

오늘은 감비아 수도 반줄에서 차로 3시간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 '소마' 에서 감비아 2부리그 Hart FC : Jam City 의 경기를 직관함

하트FC는 소마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팀이고, 잼시티는 Jambanjali라는 아주 작은 마을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팀임

감비아 2부리그는 총 18팀이 참여하고 있고 나름 체계가 잘 잡혀있음

1~2위 자동승격 

3~5위 플레이오프로 한팀 승격

15위 3부리그와 플레이오프

16~18위 3부리그로 강등(지역리그)

소마 중심부의 숙소에서 약 15분정도 걸어서 오늘의 목적지 '소마 미니 스타디움' 도착

소마는 작은 마을이라 어딜 가든 걸어갈 수 있다

도착하니 경기시작 20분전인데 티켓 파는 사람도 없고, 관중석도 없다

심판한테 물어보니까 그냥 아무데나 앉아서 보면 된다고 함

그래서 그냥 경기장 주변 난간에 앉았다

감비아는 어딜 가나 이렇게 커여운 꼬맹이들이 많다

먹을걸 파는건 없었고 한켠에서 물과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다

시골로 오니 원래도 엄청 쌌던 물가가 더 싸졌다

1L 얼음물 한병 400원

봉지에 든 아이스크림 100원

양팀 선수단 벤치 사이에 앉았다

거의 VIP급 시야

빨강팀이 홈팀 하트FC

파랑팀이 원정팀 잼시티

내 왼편에는 감비아 축구협회쪽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맨 왼쪽 아저씨가 지역 축구협회 회장, 의자에 앉아있는건 경기 기록관과 예비 심판이었다

이 형님의 이름은 모두

모두 바로우랑 철자까지 똑같다

경기 내내 내 옆에 앉아서 감비아 축구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알려주셨다

나한테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셨는데

경기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서야 이분이 집도 없는 일용직 노동자인걸 알게 되었다

하루 종일 일하면 우리 돈으로 만원 버는데

그마저도 일이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한다

슬펐다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내게 일체 돈을 요구하지 않아서 너무 미안했다

나도 극한으로 아끼면서 다니고 있지만

아프리카 여행 중 처음으로 200달라시 (4천원) 쥐어드렸다

여기서는 큰돈이다

경기를 볼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다들 바닥에 앉아서 보고 있었다

경기장을 삥 둘러서 관중들이 앉아있었는데 그래도 한 2~300명은 온듯

모든게 코앞에서 이루어진다

선수 교체

추가시간 표시

땅이 건조해서인지

부상 선수가 정말 많았고

3-2 홈팀의 승리로 경기 종료

그래도 잔디가 인조잔디고 관리가 꽤 잘 되어있어서 축구 수준은 오히려 감비아 1부리그보다 높게 느껴졌다

양팀 다 아프리카에서는 처음 보는 빌드업 축구를 구사했고

3-2로 홈팀이 이기면서 축구 자체로는 여태 본 축구중에 제일 재밌었음

경기 끝나고 잼시티의 수석코치와 이야기를 나눴음

작년에 승강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 끝에 떨어졌는데

올해는 기필코 올라갈거라고 함

선수들이 얼마씩 받냐고 물어봤는데

지면 2000원 이기면 6000원 받는다고 함

훈련은 거의 매일 하는데 나와도 수당은 없단다

이 선수들 모두 축구 외에 다른 직업은 없고

여기서 눈에 띄어 프로 리그로 가서 성공할거란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가족 모두가 선수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환경의 2부리그를 들어오기 위해서도 경쟁이 치열하고

이 아래 3, 4부 지역리그도 존재하니

아프리카에서 축구선수로 성공하기란

정말 상상초월로 어렵다는걸 깨달았다

선수단 버스는 중국 가오슝에서 싸게 넘어온 걸 쓰는 모양이었고

엉망이었음

감비아는 도로 사정이 그닥 좋지 않은데

소마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크게 날뻔해서 선수들이 모두 겁에 질렸었다고 하더라 

마지막으로 잼시티의 주장 19살 이브라히마와 대화를 나눴다

팀의 열악한 환경을 내게 토로했고

바르셀로나, 맨시티에 가서 뛰는게 꿈이라고 한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치열하고 처절한 감비아 2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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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 기니비사우 리그 후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근데 여기 일정이 인터넷에 안나와있어서 축협에 메일 보냈는데 답장이 없네요

어떻게든 보고 오겠습니다

갤러님들 많은 성원 감사합니다

끝!